2020-05-20 17:54:00
제조회사의 '흑역사'이거나 시대를 잘못 타고난 자동차들
주문 제작으로 극소수의 차량을 생산하는 코치 빌드 소규모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아닌 대량생산을 하는 유명 자동차 제조회사에서도 적은 생산 대수를 기록한 자동차 모델들이 존재한다. 브랜드의 라인업 전략에 의해 고의로 적은 판매를 위한 차량도 있지만 예상치 못하게 적게 판매되어 모델 판매 라인업에서 빠르게 사라진 차량도 있다. 제조사의 계획이었거나 본의 아니게 사라졌든 간에 적은 대수로 생산되어 판매된 희귀 모델들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한다. 단, 슈퍼카 한정판 모델, 경주용 자동차, 프로토타입 및 콘셉트카 등은 제외했다.
알파 로메오 33 스트라달레 (18대 생산, 1967~1969년)
33 스트라달레
1967년 알파 로메오는 33 스트라달레를 선보였는데, 당시 자동차 경주에서 활약한 Tipo 33의 도로 주행용 버전이었다. 227마력 V8 엔진 덕분에 6초 미만의 제로백 성능을 갖췄으며 현재 맥라렌 슈퍼카가 사용하는 버터플라이 도어를 장착했다. 알파 로메오는 자동차 경주에서 입증된 기술을 양산 모델에 적용시켜 많은 비용을 들였으며 당시 람보르기니 미우라보다 비싼 가격대로 판매됐다. Tipo 33을 경주에 참가시키기 위해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했던 차량이 바로 33 스트라달레였는데, 18대 생산된 33 스트라달레는 수제작으로 만들어졌으며 현재 희귀성으로 수집가들에 의해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모델로 남아있다.
BMW 507 (252대 생산, 1956~1959년)
BMW 507
BMW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수익성이 좋은 미국 시장에 맞은 507 모델을 개발하여 선보이게 된다. 507은 미국에서 BMW가 스포츠성 높은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높여줄 것을 기대했지만 시장의 반응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이유는 비싼 가격 때문이었는데, 이러한 결과로 인해 BMW는 252대를 생산한 후 단종시켰다. 이후 700과 같은 모델을 만드는데 관심을 돌렸으며 700은 BMW의 재정 상태를 살리는데 앞장섰다.
포드 듀랑고 (212대 생산, 1979~1982년)
포드 듀랑고
포드는 닷지가 사용하기 이전에 먼저 듀랑고 차명을 사용했다. 이 트럭은 포드 머스탱과 폭스 플랫폼을 사용해 만들어졌는데, 당시 LA의 내셔널 코치웍스에서 제작한 뒤 포드에서 판매됐다. 포드는 듀랑고가 앞서 비슷한 모델로 판매됐던 란체로의 공백을 메워주길 바랬지만 그렇지 않았다. 포드 듀랑고는 약 212대만이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머 H3T (2738대 생산, 2008~2010년)
허머 H3T
제너럴 모터스의 허머는 H 시리즈 모델의 가장 작은 H3를 4도어 픽업으로 만든 H3T를 2008년 출시했다. H3T는 가장 저렴한 허머였으며 대중적으로 인기 모델이 될 준비가 되었으나 2010년 GM의 허머 브랜드 폐사 계획을 발표한 후 생산이 종료됐다.
기아 엘란 (1056대 생산, 1996~1999년)
로터스 엘란 M100
기아 엘란
기아자동차는 영국 로터스사의 엘란 M100에 대한 상표권, 설계권 등 권리를 구입해 부품 상당 부분을 교체하여 국산화한다. 1996년 7월 출시된 기아 엘란은 세피아, 크레도스 등에 쓰였던 1800cc T8D 엔진을 개량하여 151마력 19.0kg.m의 TS 엔진을 엘란에 적용한다. 국내 유일 로드스터이며, 높은 성능의 엔진과 낮은 중량으로 빠른 코너링과 스피드를 자랑했던 엘란은 국내 외환위기와 수익성 부족의 이유로 1999년 1,056대 생산을 끝으로 단종된다.
포르쉐 912E (2092대 생산, 1976년)
포르쉐 912E
포르쉐가 레이싱을 목적으로 제작한 호몰로게이션 한정 모델을 제외하고 가장 적게 판매된 모델은 1976년 판매된 912E이다. 포르쉐는 911보다 작은 엔진을 얹고 저렴한 가격의 모델로 912를 출시한다. 미국 판매 모델이었던 912E는 폭스바겐의 공랭식 4기통 엔진을 장착했으며, 가볍고 콤팩트한 덕분에 민첩한 핸들링을 자랑했다. 912E는 포르쉐가 생각한 만큼 판매 대수를 보이지 못했으며 미국에서 2,092대 판매된 후 1977년 924 모델로 대체됐다.
토요타 BXD20 메가 크루저 (149대, 1996~2001년)
토요타 메가 크루저
일본판 허머 H1으로 불리는 토요타 메가 크루저는 재해 시 인명 구조를 목적으로 개발됐다. 출시 당시 일반 소비자와 기업에서도 구매를 하였지만 주로 교통공단, 소방차, 군용 등으로 이용됐다. 차량가격은 962만엔(약 9,894만 원)이었으며 당시 일본차 중에서 가장 비싼 차량 축에 들었다. 토요타는 메가 크루저를 생산하기까지 혼다의 미드십 스포츠카 NSX 만큼의 많은 비용이 들기도 했다.
폭스바겐 컨트리 버기 (1956대 생산, 1967~1968년)
폭스바겐 컨트리 버기
폭스바겐은 매년 수백만대의 자동차를 전 세계에 판매하며, 베스트셀링카 골프는 지금까지 700만대 이상을 판매하기도 한 브랜드이다. 컨트리 버기 모델은 폭스바겐 호주 사업부가 농부, 서퍼, 군인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비틀 기반의 오픈탑 모델로 개발됐다. 하지만 생산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 독일의 경영진들은 1,956대의 생산을 끝으로 단종시킨다.
모터데일리 motordaily@naver.com